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만한, 하지만 답을 찾기 힘든 문제, 바로 지방계약에서의 설계변경비용 처리 문제입니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종, 즉 신규비목이 발생했을 때, 이 항목에 어떤 단가를 적용해야 하는지 헷갈려서 밤잠을 설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낙찰률을 적용해야 하나? 아니면 설계 당시 원가 그대로 줘야 하나?’ 이 질문 하나 때문에 발주처와 계약상대자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하죠.
제가 지난 수많은 계약 사례를 보면서 느낀 것은, 명확한 기준을 알지 못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은 총액·확정계약이 원칙이기 때문에, 법령에 정한 설계변경기준과 설계변경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오늘은 지방계약법령을 기반으로 신규비목의 단가를 결정하는 정확한 방법과, 이와 관련된 설계변경절차 및 설계변경비용 처리의 핵심을 굵고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지방계약법상 설계변경기준,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
계약금액을 조정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추는 ‘설계변경’이 가능한 사유와 그 기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설계변경기준은 행정안전부 예규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1-1. 설계서에 해당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지방계약법령에서 공사계약의 설계변경기준이 되는 ‘설계서’의 범위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설계서에 해당하는 항목이 변경되었을 때만 원칙적으로 설계변경이 가능합니다.
<설계서에 포함되는 항목>
- 공사설계설명서 (시방서)
- 설계도면
- 현장설명서
- 공종별 목적물 물량내역서 (가설물 설치 물량 포함)
하지만 실무에서 흔히 착각하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이 항목들의 오류나 누락만으로는 설계변경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주의사항: 설계서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
- 수량산출서, 단가산출서, 일위대가표, 품셈, 산출내역서, 예정가격, 원가계산서 등.
핵심은 설계도면, 시방서, 물량내역서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위대가표에 단가 오류가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는 계약금액 조정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설계서가 불분명할 경우 단가산출서 등이 당초 설계 내용 확인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는 있습니다.

1-2. 설계변경이 가능한 주요 사유
설계변경기준에 해당하는 상황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 설계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누락·오류 또는 상호 모순되는 점이 있을 경우.
- 지질, 용수 등 공사현장의 상태가 설계서와 다를 경우.
- 새로운 기술·공법 사용으로 공사비 절감과 시공기간 단축 효과가 현저할 경우.
- 그 밖에 발주기관이 설계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특히 2번 사유처럼 현장 상태가 다를 경우, 계약상대자는 지체 없이 현장 상태를 기재한 서류를 작성하여 계약담당자와 공사감독관에게 통지해야 하며, 계약담당자는 이를 확인하고 설계서를 변경해야 합니다.
2. 신규비목단가? 설계변경비용 산정의 결정적 기준은?
이제 본론입니다. 설계변경이 확정되었을 때, 특히 신규비목의 단가를 어떻게 결정하여 설계변경비용을 산출할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2-1. 신규비목의 정의와 일반적인 단가 적용 원칙
신규비목이란 산출내역서에 없는 품목이나 비목을 말하며, 동일 품목이라도 성능이나 규격이 다른 경우를 포함합니다.
신규비목의 단가 적용은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계약단가가 있는 증감된 공사량: 계약단가를 적용합니다. 다만, 계약단가가 예정가격단가보다 높은 경우, 물량이 증가할 때에는 예정가격단가를 적용합니다.
- (Tip: 계약단가가 예정가격보다 낮게 낙찰되었다면, 증가분에 대해서는 계약단가를 적용합니다. 높다면, 예정가격단가까지만 인정해 줍니다.)
- 신규비목 (계약단가가 없는 경우): 설계 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한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으로 결정합니다.
이 일반적인 원칙은 주로 계약상대자의 책임 없는 사유(설계 오류, 현장 상이 등)로 인한 설계변경 시 적용됩니다.
2-2. 발주기관이 요구한 설계변경 시 단가 협의 공식 (설계변경비용의 핵심!)
가장 까다로운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설계 변경을 요구한 경우'(계약상대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인한 경우 포함)입니다.
이 경우, 증가된 물량이나 신규비목의 단가 결정은 일반 원칙을 따르지 않고, 협의가 우선됩니다.
<협의 범위>
- 설계 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단가
- 그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
이 두 금액의 범위 내에서 계약당사자 간에 성실히 협의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다음의 계산식이 적용됩니다.
| 협의 불성립 시 신규비목 단가 산정 공식 |
|---|
| [(설계 변경 당시 기준 산정 단가)+(설계 변경 당시 기준 산정 단가×낙찰률)]×50/100 |
이 공식은 계약상대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발생한 신규비목에 대해 발주기관이 일률적으로 낙찰률만 적용하여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기준입니다. 만약 발주기관이 협의 없이 일률적으로 낙찰률만 적용한다면, 이는 계약법령 위반으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실무에서 이 ‘협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단순히 서류만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양 당사자가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성실하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늦지 않게! 설계변경절차와 청구 시점 확인하기
아무리 계약금액을 정확히 산정하더라도, 설계변경절차와 청구 시점을 놓치면 조정 금액을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 문제죠.
3-1. 설계변경절차의 원칙과 우선시공
설계변경절차의 기본 원칙은 **”설계변경이 필요한 부분의 시공 전에 완료해야 한다”**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정 이행의 지연으로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이 경우, 계약담당자는 계약상대자와 협의하여 설계변경의 시기 등을 명확히 정하고, 설계변경을 완료하기 전에 우선 시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계약상대자의 의무>
- 계약상대자는 설계서 내용 불분명, 누락, 오류 등을 발견하면 설계변경이 필요한 부분의 이행 전에 해당 사항을 분명히 한 서류를 작성하여 계약담당자와 공사감독관에게 동시에 통지해야 합니다.
3-2. 계약금액 조정 청구 시점
설계변경비용의 지급을 위한 계약금액 조정 청구는 ‘준공대가(또는 각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까지’ 해야 합니다.
준공대가 수령 전에 청구를 해야만 조정 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이미 준공대가를 수령했다면 원칙적으로 설계변경 누락금액은 수령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장기계속공사(총액 입찰 후 연차별 계약)의 경우, 차수별 계약금액 조정 청구는 해당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맺음말
지방계약에서 설계변경비용과 신규비목단가를 다루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법령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 판단이 필요한 전문 분야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설계변경기준과 설계변경절차도 오늘 제가 알려드린 핵심 원칙(설계서의 범위, 협의 단가 공식, 준공대가 전 청구)만 잘 기억하신다면 큰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미처 청구하지 못한 설계변경비용이 있는지, 아니면 협의가 필요했던 신규비목이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해 보세요. 권리는 아는 만큼 찾을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관련 법령(국가법령정보센터)을 확인하거나 해당 기관의 전문가에게 문의하여 정확하게 처리하시길 바랍니다.
FAQ
Q1: 설계변경 시 신규비목단가를 산정할 때 ‘낙찰률’이 적용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1: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계약단가가 없는 신규비목의 단가는 설계 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한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금액 전체가 낙찰률을 적용받아 결정되었으므로, 새롭게 추가되는 항목 역시 형평성을 위해 낙찰된 비율을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발주기관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낙찰률을 곱하는 것을 넘어 협의 공식을 통해 단가를 결정합니다.
Q2: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도 설계변경비용으로 조정받을 수 있나요?
A2: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은 ‘그 밖의 계약내용 변경’ 사유(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5조)에 해당하며, 설계변경(제74조)과는 구분되지만 실비 범위에서 조정이 가능합니다. 특히 계약상대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공사기간이 변경되는 경우, 정지되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간접노무비 등 현장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합니다. 이 역시 준공대가 수령 전까지 청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