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는 끝났는데, 청소는 누가 비용을 대나요?
“드디어 공사가 끝났다!”라는 안도감도 잠시, 현장 소장님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 바로 ‘마무리’입니다. 특히 준공 후 청소비용 문제는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다툼 중 하나죠. 공사 내역서(BOQ)에는 별도의 청소비 항목이 없는데, 시방서를 보니 ‘준공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한다’는 문구가 떡하니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시공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아니, 내역에 돈이 잡혀 있어야 일을 하지, 공짜로 청소하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죠. 반면 발주처 감독관은 “당연히 공사의 마무리는 청소까지 포함된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요? 오늘은 지방계약법과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이 애매한 실비정산의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어드리겠습니다. 내 돈 주고 청소 업체 부르기 전에, 이 글을 꼭 끝까지 읽어보세요.
1. 시방서와 내역서의 차이, 그리고 계약의 범위
먼저 우리가 계약한 문서의 효력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내역서’만이 돈을 받는 근거라고 생각하지만, 지방계약법상 계약 문서에는 공사설계설명서(시방서), 설계도면, 현장설명서, 그리고 물량내역서가 모두 포함됩니다.
설계서의 정의와 우선순위
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에 따르면, 시방서에 명시된 내용은 계약상대자가 이행해야 할 의무에 해당합니다. 즉, 내역서에 ‘청소비 0원’이라고 적혀 있거나 아예 항목이 없더라도, 시방서에 “준공 시 오염물을 제거하고 청소하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면, 이는 계약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래서 돈을 더 주느냐, 마느냐”**겠죠? 핵심은 이 청소비용이 이미 공사비 어딘가에 숨어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2. 준공 후 청소비용, 이미 공사비에 포함된 걸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반적인 수준의 준공 청소비용은 이미 공사 원가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왜냐고요? 바로 ‘간접노무비’와 ‘경비’라는 항목 때문입니다.
간접노무비에 숨겨진 비밀
정부의 예정가격 작성요령을 살펴보면, 간접노무비의 대상이 되는 인원에는 현장소장, 자재 관리원뿐만 아니라 **’청소원’**과 ‘경비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먼지를 털어내고, 자재 부산물을 치우는 인력의 인건비는 이미 간접노무비라는 명목으로 공사비에 반영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경비의 정의
또한 ‘경비’란 재료비와 노무비를 제외한 원가를 말합니다. 따라서 공사 시공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염을 제거하는 비용은 별도의 항목이 없더라도, 간접노무비와 경비(일반관리비 등)에 녹아들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계약상대자는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을 제거하여 깨끗한 상태로 준공검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내역서에 ‘준공 청소비’라는 항목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추가 비용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3. 그렇다면 발주처가 실비정산을 해줘야 하는 경우는?
“그럼 무조건 시공사가 손해를 보고 청소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신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방계약법은 공정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발주처가 별도로 실비정산을 해주거나 설계변경을 통해 비용을 반영해 줘야 하는 예외적인 상황들이 있습니다.
예외 1: 공사 목적물 시공과 관련 없는 청소
만약 시방서에 적힌 청소 내용이 단순한 공사 뒷정리가 아니라, 공사와 전혀 상관없는 구역의 청소를 요구하거나, 발주처의 행사나 입주를 위해 특별히 요청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는 ‘공사 원가’에 포함된 간접노무비 범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예외 2: 전문적인 용역 수준의 청소 지시
일반적인 빗자루질이나 물청소 수준이 아니라, 특수 장비를 동원해야 하거나 전문 청소 업체를 불러야만 하는 수준의 ‘입주 청소’ 급을 발주처가 요구한다면? 이는 단순 시공 부산물 처리가 아닙니다. 발주기관이 별도로 용역을 발주했어야 하는 건을 시공사에 떠넘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외 3: 안전성 및 긴급성으로 인한 지시
사업의 긴급성이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발주처가 계약상대자에게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한 청소나 정리를 지시했다면, 이에 따른 비용은 실비정산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설계변경을 요청하여 당당하게 청소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발주처의 지시 문서나 회의록 등 명확한 증거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4. 억울하지 않으려면? 계약 전후 대응 전략
공무원이나 감독관과 싸우지 않고 현명하게 내 권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소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적인 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입찰 및 계약 단계: 꼼꼼한 확인
입찰 공고가 떴을 때, 시방서를 유심히 봐야 합니다. “전문 업체를 통한 준공 청소 시행” 같은 문구가 있는데 내역서에 해당 비목이 없다면, 질의 기간에 반드시 발주처에 문의해야 합니다. “이 항목이 내역에 없는데, 간접비에 포함된 것입니까, 아니면 추후 정산해 주는 것입니까?”라고 물어보고 답변을 받아두세요.
공사 수행 중: 업무 범위 명확화
공사 중에 감독관이 “여기 청소 좀 싹 해주세요”라고 할 때, 그 범위가 우리 공사 구간을 벗어나거나 과도하다면 정중하게 공문으로 요청하세요. “지시하신 청소 업무는 당초 계약 범위(간접노무비 범위)를 초과하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실비정산 또는 설계변경을 요청드립니다”라고 말이죠.
지방계약법은 계약 당사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하게 되어 있습니다. 부당한 비용 전가는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결론: 청소비, 아는 만큼 챙길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쓰레기를 치우는 일반적인 준공 후 청소비용은 별도의 내역이 없더라도 시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는 간접노무비 등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방서의 내용이 단순 청소를 넘어선 전문적인 용역 수준이거나, 공사 목적물과 무관한 별도의 지시사항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때는 발주처에 정당하게 실비정산을 요구하고 설계변경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원래 그런 거야”라며 넘어가지 마세요. 내역서와 시방서를 꼼꼼히 비교하고, 지방계약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프로페셔널한 공사 관리의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현장이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정산 또한 깔끔하게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내역서에는 없는데 시방서에 ‘전문 청소업체 영수증 제출’이 명시되어 있다면 어떻게 하나요? A1. 이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입찰 시 해당 비용을 감안하여 투찰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당 요건이 일반적인 간접노무비(현장 청소원)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발주처와 협의하여 설계 오류(내역 누락)를 주장하고 설계변경을 요청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단, 발주처의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 질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Q2. 준공 청소를 안 하면 준공 검사를 안 해주나요? A2. 네, 그렇습니다.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따르면 계약상대자는 공사 완료 후 가설물 철거 및 기타 오염을 제거하고 정돈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청소가 미흡하여 목적물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거나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준공 검사 불합격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관련 법령 및 예규는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을 검색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제13장 공사계약 일반조건 부분을 참고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