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입찰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머리를 지끈거르게 만드는 복잡한 규정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일반적인 물품 구매가 아니라 신기술이나 특허 공법이 포함된 공사를 발주할 때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혹시 “기술보유자와 사용협약을 맺을 때 낙찰률을 고려하라”는 지침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 적 없으신가요? ‘아니, 아직 입찰도 안 했는데 낙찰률을 어떻게 알고 금액을 정하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오늘은 실무자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신기술·특허 사용협약 시 낙찰률 적용 시점과 협약금액 산정의 비밀을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복잡한 계산식과 법령 해석 때문에 야근하는 일이 확 줄어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1. 신기술·특허 사용협약, 도대체 왜 미리 체결하나요?
공사를 발주하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술을 써서 공사 품질을 높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특정 신기술이나 특허를 설계에 반영하게 되면, 해당 기술을 보유한 업체(기술보유자)가 일종의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사전에 아무런 약속 없이 입찰을 진행해서 A사가 낙찰을 받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기술보유자가 A사에게 “내 기술을 쓰고 싶으면 터무니없이 비싼 기술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낙찰자인 A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포기하거나,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해 부실시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규인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에서는 발주부서가 설계 완료 전에 기술보유자와 미리 사용협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핵심이 바로 낙찰률을 고려하여 협약금액을 명확히 정해두는 것입니다.
2. 낙찰률 고려, ‘사전’인가요 ‘사후’인가요?
많은 분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낙찰률을 고려하라”는 말이 입찰 전에 미리 가상의 낙찰률(예: 88%)을 적용해서 금액을 깎아두라는 말인지, 아니면 나중에 낙찰자가 정해지면 그때 적용하라는 말인지 헷갈리시죠?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협약의 기준은 사전에 정하되, 실제 금액 확정은 사후에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조달청 및 행안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발주부서는 입찰 공고 전에 기술보유자와 협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이때 협약서에는 “기술사용료(또는 하도급 대금)는 해당 부분 예정가격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는 식의 명확한 산정 기준을 명시해야 합니다.
즉, 입찰 공고 시점에 “2,640만 원으로 계약해라”라고 금액을 딱 잘라 박아두는 것이 아니라, **”향후 낙찰되는 업체의 낙찰률을 적용하여 금액을 산출한다”**는 약속(Rule)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해야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나중에 기술보유자와 돈 문제로 싸울 일이 없어지니까요.

3. 협약금액 및 하도급 대금의 구체적 산정 공식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협약금액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단순히 낙찰률만 곱하면 끝나는 걸까요? 여기서 조금 더 디테일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기술보유자가 직접 시공에 참여하는 경우(하도급), 하도급 대금은 다음의 기준을 따릅니다:
- 기본 공식: (하도급 부분 예정가격) × (원도급 공사의 낙찰률) × (하도급계약 적정성 심사 비율).
- 주의사항: 만약 원도급 공사의 낙찰률이 80% 미만이라 하더라도, 하도급 대금 산정 시에는 최소 80%를 적용해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기술 부분의 예정가격이 1억 원이고, 낙찰률이 87.745%라면, 이 비율에 법정 하도급 적정성 심사 비율(예: 82% 등)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협약금액을 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복잡한 계산식을 미리 협약서에 명시함으로써, 기술보유자는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고, 낙찰자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비용을 지출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정한 사용협약의 핵심입니다.
4. 이중 청구 금지! 기술사용료와 하도급의 관계
실무에서 또 하나 자주 발생하는 분쟁이 있습니다. 기술보유자가 공사에 하도급으로 참여하면서, 별도로 ‘기술사용료’를 또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규정은 명확합니다. 기술보유자가 특허나 신기술 부분의 공사에 하도급으로 직접 참여하는 경우, 기술보유자는 별도의 기술사용료를 낙찰자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공사를 직접 수행해서 공사비를 받아간다면, 그 안에 이미 기술력이 포함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용협약을 체결할 때는 이 부분이 기술사용료만 지급하는 건인지, 아니면 기술보유자가 직접 시공(하도급)에 참여하는 건인지 명확히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5. 성공적인 계약을 위한 실무 팁
마지막으로, 20년 차 블로거로서 여러분께 드리는 실무 팁입니다.
- 공고문에 명시하세요: 입찰 공고를 올릴 때, 반드시 신기술·특허 사용협약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낙찰자가 결정되면 즉시 협약서 사본을 제공하여 원활한 이행을 도와야 합니다.
- 직접 시공 가능 여부 확인: 무조건 하도급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보유자의 기술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시공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서만 하도급이 가능합니다.
- 협약서 검토: 협약서에 낙찰률 적용 문구가 빠져있지는 않은지, 금액 산정 방식이 구체적인지 꼼꼼히 확인하세요.
신기술과 특허는 공사의 질을 높이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돈 문제로 인한 잡음이 생긴다면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낙찰률을 고려한 투명한 협약금액 설정이야말로 성공적인 공사 수행의 첫 단추임을 잊지 마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입찰 공고 전에 기술보유자와 협약할 때 구체적인 금액을 확정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입찰 전에는 구체적인 금액(예: 5,000만 원)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정가격에 낙찰률을 곱하여 산정한다”는 금액 산정 기준을 확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금액은 낙찰자가 결정되고 그 낙찰자의 낙찰률이 나오면 그때 확정됩니다.
Q2. 기술보유자가 하도급으로 참여하는데 기술사용료를 따로 달라고 합니다. 줘야 하나요? 아니요, 주지 않아도 됩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기술보유자가 해당 공사에 하도급으로 직접 참여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기술사용료를 요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중 지급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더 자세한 정보나 관련 규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보세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www.law.go.kr
- 조달청 나라장터: www.g2b.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