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니까 괜찮겠지? 실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지방자치단체 예산이나 회계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지역 내 거점 국립대와 다양한 연구 용역이나 사업을 진행해야 할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때 많은 실무자분들이 **”국립대학교는 국가기관이니까, 우리 지자체와 수의계약이 당연히 가능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계약을 추진하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계약서를 작성하려고 보면, 계약의 상대방이 ‘OO대학교 총장’이 아니라 **’OO대학교 산학협력단장’**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부터 혼란이 시작됩니다. 과연 산학협력단도 국립대학과 동일하게 보아 지자체 수의계약의 적격자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현장에서 정말 많이 발생하는 이 모호한 경계에 대해, 관련 법령과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수의계약 업무를 처리하면서 감사 지적을 피하고 싶다면, 이 글을 끝까지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립대학 본교와 산학협력단의 법적 지위, 무엇이 다를까?
먼저, 우리가 흔히 부르는 ‘국립대학’과 그 대학 내에 있는 ‘산학협력단’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이 차이가 계약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국립대학교: 국가기관 그 자체
일반적으로 국립대학교(예: 서울대학교, 부산대학교 등)는 국가 조직의 일부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지자체가 다른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는 수의계약이 가능합니다. 즉, 계약 상대방이 ‘국립대학교(총장)’라면 국가기관 간의 거래로 보아 수의계약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단: 별도의 법인격
반면, 산학협력단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르면, 대학은 산학협력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조직인 산학협력단을 둘 수 있으며, 이는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법인’**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국립대학이 설립했다 하더라도, 산학협력단은 국가기관이 아닌 별도의 법인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국립대학의 하부 조직이나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습니다.
지자체 수의계약 시, 산학협력단은 적격자인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자체가 국립대 산학협력단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려고 할 때, 단순히 ‘국가기관 등과의 계약’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국가기관 간 수의계약 조항 적용 불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학협력단은 법적으로 국가기관이 아닙니다. 따라서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3호(국가기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하는 경우)를 근거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조달청 유권해석에서도 국방관련 연구소(국가기관)가 국립대와는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산학협력단과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산학협력단과는 무조건 경쟁입찰만 해야 하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산학협력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의계약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국가기관’이라는 자격이 아니라, 다른 수의계약 사유를 충족해야 합니다.
- 학술연구용역 등 특수한 경우: 추정가격이 2천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인 계약 중 학술연구, 원가계산 등 특수한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경우로서, 관련 요건을 갖춘 기관이라면 수의계약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 소액 수의계약: 추정가격 2천만 원 이하의 물품, 용역 계약은 1인 견적에 의한 수의계약이 가능하므로, 이 경우에는 산학협력단도 당연히 적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국립대 산학협력단이니까 수의계약이 된다”는 논리는 틀렸지만, “해당 사업이 수의계약 대상이고 산학협력단이 그 능력을 갖췄다면 가능하다”는 논리는 맞습니다.

실무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지자체 계약 담당자가 국립대 산학협력단과 계약을 진행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계약 당사자의 명의 확인
계약서상의 ‘계약 상대자’가 누구인지 확인하세요. 학교의 장(총장)인지, 산학협력단장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령 조항이 달라집니다. 대다수의 연구 용역은 산학협력단 명의로 체결되므로, 이때는 국가기관 대상 수의계약 조항을 적용하면 안 됩니다.
수의계약 사유의 적정성 검토
산학협력단과 수의계약을 하려면, 해당 계약이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의 다른 호(예: 특정 기술 보유, 소액 계약, 여성/장애인 기업 등)에 해당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단순히 공공성을 띤다는 이유만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했다가는 감사 지적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타 법령에 따른 우선구매 대상 여부
혹시 해당 산학협력단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우선구매 대상이나, 특정 인증을 보유한 기술 보유자인지 확인해보세요. 이 경우 별도의 조항을 통해 적격자로서 수의계약이 가능할 길이 열립니다.
결론: 법적 지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핵심
정리하자면, 국립대는 국가기관이지만, 산학협력단은 별도의 법인입니다. 따라서 지자체가 국립대 산학협력단과 계약할 때는 국가기관 간의 수의계약 조항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연구 용역의 전문성이나 연속성을 이유로 산학협력단과 계약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국가기관’이라는 지위가 아닌, 해당 용역의 특수성이나 금액 기준(소액 등)을 근거로 수의계약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계약 업무는 ‘관행’보다 ‘규정’이 우선입니다. “작년에도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생각보다는, 계약 상대방의 법적 지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법령을 적용하는 꼼꼼함이 필요합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내용이 여러분의 적격자 선정과 계약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국립대학교 총장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면 지자체와 수의계약이 가능한가요? A1. 네, 가능합니다. 국립대학교는 국가기관의 지위를 가지므로,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계약으로 보아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단, 실제 사업 수행 주체가 산학협력단이라면 계약 당사자 문제로 복잡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2. 산학협력단과 5천만 원 미만의 학술연구 용역을 수의계약할 수 있나요? A2. 네,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합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5호 라목 등에 따라 추정가격 2천만 원 초과 5천만 원(여성기업 등은 1억 원까지 가능) 이하인 계약 중 학술연구 등 특수한 지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계약이 가능합니다. 이때 산학협력단은 해당 연구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법인으로서 적격자가 됩니다,,.
